중심잡기

2019년 02월 26일 | Yoga Journal

젠요가 요가일기 7편, 몸의 균형으로 마음의 균형잡기

어릴 적부터 짝다리를 자주 짚었다.
무거운 가방을 한쪽으로 메고 다녔고
오른손잡이 아니랄까봐 오른 턱으로만 음식을 씹었다.
신발 밑창은 언제나 바깥쪽이 형편없이 달아져있었다.

나이가 조금 드니 경미하지만
안면 비대칭에 비틀어진 골반 그리고 S자로 휜 척추까지
비틀어질 수 있는 곳은 전부 비틀어져 있었다.
정말 신기하게도 쌍커풀까지 짝짝이다.

어느날 아침 드디어 비틀어진 몸이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통증 때문에 목에 힘을 줄 수 없어 잠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고
뒷목을 부여잡고 병원으로 향했다.

갑자기 심해진 척추측만증이 원인이었다.
병원비로 몇십만원을 뜯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 비틀어진 습관과 비틀어진 몸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울며 겨자먹기로 골똘이 생각해보았다.

의학적인 치료가 우선이기도 했지만
내 생각의 모양들도 사실 내 몸처럼 비틀어져 있는 것인지,
혹은 그 비틀어진 생각들이 치우친 습관과 몸을 만들어낸 것이
그 원인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몸을 쓴다는 것이다.
몸은 습관을 나르고 전시하는 갤러리 같은 곳이여서
어릴 적 내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들과 게으른 천성들이
반복되는 습관에 녹아들어
결국 부끄러운 훈장처럼 몸에 남아버렸다.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아사나들

물리치료를 동반하며 몸의 균형을 천천히 되돌려주기 위해
요가는 적격인 운동이었다.

요가는 몸의 균형을 맞추어 온몸에 균등하게 힘을 주고
아사나를 수십초간 유지하는 와중에
호흡도 잊지 않고 고르게 온몸으로 보내야 한다.

쉬운 동작부터 보기만 해도 아슬아슬 어려운 동작들로
수련을 하면서 나는 휘청휘청거리면서 균형이 잃고,
균형이 잃으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하였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몸의 균형을 잡는데 좋은
아사나 몇 가지를 소개한다.
이 동작을 하면서 비틀거린 다는 것은 코어 근육이 약하고
몸의 균형이 틀어져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두 팔을 머리위로 뻗어 모으고
한쪽 발로 가만히 서있는 나무 자세

팔을 땅에 짚고 상체를 앞으로 기울면서
천천히 발끝을 떼서 균형을 잡는 까마귀 자세

양다리를 넓게 앞뒤로 벌려 딛고
양손을 위로 당당하게 뻗은 전사자세

전사 자세 2로 넘어갔다가

한다리로 중심을 잡고 뻗어올린 양손과 상체를
앞으로 숙이고 나머지 한다리를 들어올려
균형을 잡는 전사 자세3 까지

위 아사나들을 하면서 수업시간 내내 휘청거리는 것이
내 비뚤어진 속이 훤히 보이는 것 같아
평소보다 훨씬 더 머쓱하고 부끄러웠다.

이런 요가 아사나들을 하면서
몸에 소외된 부분 없이 주의를 기울이고
근육 구석구석에 힘을 보내야 하기 때문일까

비틀어지고 치우친 마음도
온몸으로 균등하게 스며든 것 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균형잡기 비법

모든 균형 잡는 것이 중요한 활동에는
공통된 비법이 있다. 바로
‘멀리 한 곳을 바라보기’

자전거를 탈 때도 비틀거리다가도 정신을 차리고
멀리 거리 앞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페달링이 안정되고

버스에서 빠르게 지나가는 바깥 풍경 때문에 멀미를 하다가도,
시야를 돌려 어느 한 점을 또렷하게 고정시키면
미식거리는 속이 가라앉는다.

무용수들이나 피겨 선수들이
연속된 회전동작을 할 수 있는 비법도 역시 같다.

요가도 마찬가지였다.
비틀거리다가도 선생님의 말을 듣고 앞쪽 벽 한 곳에
상상의 점을 찍어 응시하면 비틀거리던 몸이 안정되는 것은 물론
넘어질까 불안한 마음까지 사그라들었다.

내 줏대 없고 부산스러운 마음은 화려하게 눈 앞에 펼쳐진
현재에 팔려, 미래에 나아가야할 한 점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문득 깨닫는다.

더 뚜렷하고 생생한 그리고 저 멀리에 펼쳐질 미래에
점을 찍고 바라본다면 흔들리거나, 넘어지지 않고
균형잡힌 지금을 잘 살아나갈 수 있을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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