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요가 요가일기 5편

아침보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났다.
여섯시 땡! 일이 끝나고 저녁에 하는 요가 수업말고
조금 특별하게 아침 수련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본인은 보통 집에서 알람 소리에 눈을 떴을 때
스누즈 기능을 켜놓고 다음 알람이 울리기 전까지의
단 잠이 세상에 그 어떤 초콜릿보다 달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몇번의 스누즈 끝에 스스로를 어르고 달래서
드디어 센터 안 수련방으로 향했다.
수련방은 어두운 갈색을 띈 나무 바닥재로
되어 있었는데 마치 경건한 사찰 내부로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수련의 시작은 바우(Bow)부터 시작되었다.
바우 수련은 절을 하면서 몸을 끊임없이 움직이며

마음을 비우는 수련으로  
불교 수행으로 익히 들어보았던
108배, 3000배 수행을 생각하면 된다.

먼저 매트 위에 서서 발바닥으로 지면을 느끼고  
몸을 곧게 세운 후 손을 가운데로 모으고 숨을 들이쉬고
마시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눈을 감고 몸과 마음에 집중한다.

이제 여기서 눈을 뜨고 배 안쪽부터
우렁차게  ‘1배’’를 외치면 수련 시작이다.

숫자를 크게 외치며 절의 횟수를 세는 것은
남아 있는 아침잠을 쫓기 위해서라고
선생님께서 얘기하셨지만,
나, 둘, 셋, 넷, 소리내 세어나가는 것이
아침부터 내가 이렇게 살아있다고
바깥세상에 외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조금 부끄럽기도하면서 묘한 쾌감이 들었다.

이제 눈을 뜨고 합장한 손바닥을 풀어
몸 바깥으로 크게 한바퀴 돌리고 머리 위에서
다시 만나게 한다음 가슴팍으로 다시 모으고
바로 이어서 상체를 90도 숙여 반절을 한다.

다음 그대로 무릎을 굽히고 까치발로 앉는다.
양 손을 먼저 바닥에 짚고 자연스럽게
기운 상체를 바닥으로 점점 숙인다.

이마가 바닥에 닿으면서 긴장 했던 발끝을 풀고
발등을 바닥에 내려놓는다.
이제 바닥을 향했던 손바닥을 뒤집어서
하늘을 향하게 하고 천천히 그리고 정성스럽게
귀옆으로 올린다.

다시 손을 바닥으로 내려놓고 차례로 이마를 들고,
상체를 들고, 양 손을 들어올려
다시 가슴 앞에 합장하고,
발끝을 다시 세워 하체와 복근의 힘으로
완전히 스면 처음의 준비자세로 돌아오고,
돌아오기가 무섭게 다시 ‘둘!”을 외치며
다음 시퀀스로 나아간다.

선생님이 이렇게 알려준 절하는 과정
내가 건성 건성, 넙죽 거렸던 절과는 전혀 달랐다. 
디테일에 신경쓰다보니 이게 왠걸
단 한번도 제대로 절을 한 적이 없는 것 같아
창피한 느낌이었다.

디테일에 신경을 쓰다보니, 어느새 일배, 이배… ㅅㅏ…
내가 세는 숫자는 선생님이 세는 숫자
다음 한박자 느리게, 모기소리만큼
울려퍼지고 있었다.

감사의 표현

이 수련을 마치고 절 수련에 대해서
이런 저런 기사와 자료를 찾아보면서
인상깊은 글들을 볼 수 있었다.

모 경제 신문의 기자가 절 운동을 매일 실천해본 실험기,
모 사회학자가의 절을 몇십년간 습관화한 이야기,
그리고 들어간 한 블로그의 글에서는
절을 하며 매일 아침 감사한다는 말이 쓰여있었다.

할 때마다 절 수를 세는 대신 가슴에
손을 모아 반절을 할 때 ‘감사합니다’라고 한다고 했다.

이렇게 다시 한 번 눈뜰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온 몸이 성한 것에 감사합니다.
오늘 내게 주어진 역할과 일이 있는 것에 감사합니다.
세상이 존재해 주어 감사합니다.

우리 동양문화에서는 반절이 인사가 아니겠는가?
매일 아침 내가 허공에 뿌린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인사들이
바람을 타고 날아가 누군가에게는 전해지지 않을까?

수행자의 마음으로

본인은 종교가 없다.
어떠한 종교적 이론도 일상의 신기로 가득찬 삶만큼
큰 가르침을 주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삶을 사랑하기 때문에
내 몸과 마음을 사랑하기 때문에
기꺼이 절하고, 인사하는 수행자가 되고 싶다.

아, 다음번 수련에는 잘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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